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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긍정을 아십니까? 아닌데~아닌데~

두근두근 내 인생 - 김애란

약 4년전 낙성대입구역 근처 어느 지하 마트에서 자취하며 먹을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고르던 기억이 난다.

자취하는 사람들만 모여 사는 것 같은 분위기의 높은 오르막 동네를 올라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 올라오던

그런 기억들도 난다.

 

저녁밥이 여의치 않아 집 근처 식당에서 4천원짜리 맛없는 김치찌게를 먹던 기억도,

하릴없이 어두워진 동네를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던 기억도,

무엇보다 기억나는 것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불 때문에 수건을 대충 덮고 참으로 잠이 오지 않는

원룸에서의 첫날밤이다.

 

이런 기억들이 뭔지 모를 아련하고도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으로 내 안에 남아 있는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시절 읽었던 김애란의 이야기들 덕분이 크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 따라 제각각 글을 받아들인다.

 

난 운이 좋게도 그 글들이 스며들기 딱 좋은 모습이었고 김애란의 글은 스며들기 딱 좋은 글이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주인공 아름이는,

작가가 여자여서 그런지, 나의 딸이 딸이라서 그런지 남자아이 이지만 끝까지 여자아이라고 헷갈려하며 읽었다.

책 샀다고 페북에 자랑해놓고 놓고 있었는데 시몬이가 먼저 읽고 자꾸 도발하는 바람에 점심을 대충 먹고 몇일에 걸쳐 열심히 읽었다.

 

몇번이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걸 겨우 참았는데 ,

책의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안이가 계속 생각나서였다.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모든 문장, 모든 단어에서

다안이의 얼굴이 떠올랐고,

모든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들에서 다안이가 생각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었고 4년 만에 읽은 김애란 이었는데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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